
2026년 10월 4일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보전 예산을 유가 100원당 1조5000억원으로 산정했다.
산업부는 원유 가격이 1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에 대비해 예산을 짰고, 지난 3월부터 발생한 손실분은 정산위원회 회의에서 정유사별 적정 마진과 원가를 확정해 계산할 방침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이름 그대로 시장 가격이 아니라 정부가 정한 상한을 기준으로 손실을 메우는 구조다.
정유사는 팔았던 기름값이 상한에 묶이면 그 차이를 손실로 남기고, 정부는 그 차액을 예산으로 보전한다.
이 제도는 위기 때 자주 거론되는 가격 통제 장치와 닮아 있다.
1971년 닉슨 쇼크 이후 각국이 물가를 누르기 위해 가격 개입을 늘렸고, 한국도 외환위기와 에너지 가격 급등 국면마다 시장가격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품목에 손을 댔다.
이번 산정의 핵심은 얼마를 보전하느냐보다 어떻게 계산하느냐다.
정산위원회가 정유사별 원가와 적정 마진을 확정하면 그 기준값과 실제 판매가격의 차이를 놓고 보전액이 정해진다.
정부가 유가 100원당 1조5000억원으로 잡은 것은 손실이 배럴 단위가 아니라 전체 판매 규모에 연동된다는 뜻이다.
유가가 오를수록 같은 100원 상승에도 보전해야 할 총액이 빠르게 커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국제유가가 올라 국내 정유사 원가가 더 뛰면, 상한선에 묶인 판매가격과의 차액이 더 벌어진다.
그 차액이 곧 손실보전 대상이 된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수치는 정확한 정산 결과가 아니라 예산 편성용 추정치다.
정산위원회가 손실분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실제 집행액이 달라질 수 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판매량이 많을수록 보전 기대액도 커진다.
반대로 정부와 재정당국은 유가가 급등한 뒤 장기간 유지되는 상황을 가장 부담스러워한다.
이 구조에서 이익을 보는 쪽은 가격 급등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지 않아도 되는 정치권이다.
손해를 보는 쪽은 상한에 묶인 정유사와, 뒤늦게 예산으로 메워야 하는 재정당국이다.
시장에서는 유가 자체보다 보전 제도의 지속 가능성이 먼저 재료가 된다.
예산이 충분하면 제도는 버티지만,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면 다른 에너지 정책까지 압박을 받는다.
요약
-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예산을 유가 100원당 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 실제 보전액은 정유사별 원가와 적정 마진을 확정한 뒤 정산위원회에서 정해진다.
- 유가가 오를수록 보전 부담은 커지고, 혜택은 소비자와 정책 당국 쪽에 먼저 간다.
한줄 코멘트. 유가를 눌러두는 대신 손실을 예산으로 떠넘기는 구조라서, 투자자는 정유사 손익보다도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보전할지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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